1945년 8월 15일,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던 나치 독일의 항복에 이어 일본 제국이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한 날이다.
연합국 입장에서는 2차 세계 대전이 종전된 기념일에 불과하겠지만 한반도에 살던 한민족에게는 36년간의 치욕적인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범국민적인 해방일이었다.
하지만 한민족에게 진정한 의미의 해방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기 전부터 일본의 항복 이후 한반도를 분할, 신탁통치 하기로 결정했던 연합국은 북위 38도에 선을 그어 북쪽은 소비에트 연방(이하 소련)이, 남쪽은 미합중국(이하 미국)이 관리하는 체제로 들어가게 된다.
옛 조선의 국민들 대부분은 남북 분단이 아닌 통일 정부 수립을 지지했지만 종전 이전부터 동북아로의 이념 확대를 노렸던 소련과 이를 탐탁치 않아 하던 미국은 서로에 대한 견제를 위해 각각 자신들을 따르는 정재계 인사들과 지식인들을 이용, 남과 북을 분할 하기에 이른다.
우선 이북에서는 소련의 지지를 받는 김일성을 필두로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하 북한)이 수립됐고 이남에서는 미국의 지지를 받는 이승만을 필두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
하지만 이 두 지도자는 일찌기 민족의 화합보다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더 중요시하는 움직임과 뜻이 있던 인물들로 이들이 이끄는 각각의 정부는 언제 충돌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시작부터 서로를 공격, 견제하게 된다.
신탁통치가 종료된 이후 부터 이 두 국가는 기다렸다는 듯 소규모 국지전을 발생 시켰지만 미국은 CIA의 '북한의 남침 가능성은 낮다.'는 보고서를 신용했기에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런 미국에 반해 소련과 국공내전을 통해 타이완섬을 제외한 전 국토를 공산화 시킨 중화 인민 공화국(이하 중국)은 북한의 김일성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윽고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 훗날 6·25전쟁, 한국전쟁, 조국해방전쟁 등으로 명명된 전쟁이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아 완전 무장한 인민군의 38도선 남하를 시작으로 발발하게 된다.
약 3년 1개월간에 걸친 이 전쟁으로 대한민국과 북한 두 국가의 민족은 같은 역사, 같은 핏줄을 이루는 동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흔을 남겼다.
21세기가 도래하고도 9년이 흘렀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반목은 계속되고 있으며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인해 언제 휴전 협정이 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세계가 양분되어 대립한 이념 전쟁으로 기록된 이 일련의 사건을 통해 한반도는 세계에 산재한 여러 '역린'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동북아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치, 군사력, 경제력등이 매우 안정된 상황으로 접어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다시 전쟁으로 번질 확률은 매우 적다.
일단 대한민국에서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시 재현할 수는 없다는 여론과 '한강의 기적'이라 부를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한 경제력을 상실할 수도 있는 2차 한국 전쟁을 원치 않고 있다.
또한 북한 역시 세계 정세가 미국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번에야 말로 자신들의 정권이 철저하게 유린되고 붕괴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기에 겉으로는 총진격, 남진통일등을 부르짖고 있지만 본심은 전쟁을 원치는 않고 있다.
게다가 바다 건너 이웃인 일본의 경우 과거 한국 전쟁에선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의 공격 사정권 내에 자국이 포함되어 있어 대한민국 못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해 대한민국 만큼이나 전쟁이 되풀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
대한민국이나 북한, 일본 외에도 중국, 러시아, 미국 등 다양한 국가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다시 전쟁이 발발하는 걸 원치 않고 있지만 이 국가들은 전쟁 뿐만 아니라 통일 역시 원하지 않고 있다.
한반도에 인접한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의 두 국가가 통일할 경우 경제적, 군사적으로 자신들을 앞지르거나 동급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고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우방 관계인 대한민국의 주도로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동북아의 정세가 미국이 이끄는 데로 흘러갈 것을 우려해 내심 통일을 원치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 분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무기 판매)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고 중국, 러시아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현 상황 유지를 지지하는 편이다.
북한은 현재 자국의 경제적, 외교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북한 주도로 하는 통일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불가능한 시나리오라 행동으로 옮기진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다른 두 부류가 여러가지 이유로 통일을 반대 혹은 찬성하고 있다.
한국 전쟁 이전의 역사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는 이 두 국가는 세계 정세라는 이름의 거대한 거미줄에 걸린 한마리 잠자리 같은 상황이며 움직이면 움직일 수록 얽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북한의 의견을 일정부분 받아들여 1국 2체제 연방국 형태로 통일된 한반도의 시대를 열고 서로 의견을 조율해 서서히 하나의 정부로 거듭나는 것 만이 유일하다 생각한다.
물론 통일을 하기 앞서 어느 정도 준비는 해 두고 거사를 치뤄야 겠지만 말이다.
(의견을 일정부분 받아들이고 조율해 연방국 형태의 통일을 지향한다는 말이지 현재 북한에서 내새우는 말도 안되는 조건을 모두 수용하자는 말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비교적 성공적인 통일이라 평가 되는 독일과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다르지만 그들의 역사와 정치적 상황등을 참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아무튼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한민족이 한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가 발전하기 위해선 통일은 필수적인 요소이자 반드시 거쳐야 할 성인식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통일을 위해 세습 왕조의 형태를 갖춘 현 북한의 정권이 당장 붕괴되길 바라는 것도 큰 어리석음이다.
어느날 갑자기 북한 정권이 붕괴하게 된다면 북한은 강대국들의 정치적 각축장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통일은 고사하고 또 다시 강대국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동족상잔의 비극을 재현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무리 같은 민족이라 할 지라도 분단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 국민들의 사상이나 경제력이 현저하게 달라져 현실적으로 통일이 더욱 어려워 지게 된다.
과거 프랑크 왕국이 서프랑크, 중프랑크, 동프랑크 왕국으로 나뉘어 현재의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로 이어진 것 처럼 분단 후 서로 대립되는 상황이라면 통일은 점점 시간이라는 이름의 미궁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때문에 한반도의 통일은 그 무엇보다 먼저 풀어내야 할 한민족의 숙제이자 사명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사상과 이해 관계, 이윤 추구에 의해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은 함부로 건드려선 안되는 역린이자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세계의 약점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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